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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봄' 오나 했는데, 야구도 축구도 '최하위 추락→감독 사퇴' 악몽

'대전의 봄'이 오나 싶었다. 하지만 봄이 가고 여름이 다가오자 암운이 드리워졌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사령탑이 모두 자진 사퇴하면서 달콤한 꿈이 악몽으로 바뀌었다. 한화 구단은 27일 오전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전했다. 성적 부진이 이유다. 지난 23일 대전 LG 트윈스전 패배로 최하위까지 추락하자 최원호 감독이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프런트 수장의 자진 사퇴까지 이어졌다. 한화는 지난 주말 인천 SSG 랜더스 3연전 중 2승(한 경기 우천 순연)을 거두며 21승 29패 1무 승률 0.420의 8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지만, 이미 최원호 감독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상황이었다. 한화는 27일 오전 최원호 감독의 자진 사퇴를 공식 발표하면서 '최원호 시대'는 막을 내렸다. 3월까지만 해도 한화는 달콤한 꿈에 젖어 있었다.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인 안치홍을 72억원(4+2년)에 영입한 데 이어, 류현진까지 8년 총액 170억원으로 복귀시키며 '리빌딩 종료'를 선언한 한화는 정규시즌 초반 7승 1패로 1위를 달리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우승의 꿈까지 꿨다. 하지만 믿었던 류현진의 고전(3승 4패 평균자책점 4.50)과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 젊은 선수들의 더딘 성장세로 한화는 4월 급격한 추락을 맞았다. 시즌 초 17경기 연속 1만 2천석의 홈구장을 매진 신기록을 세우며 열광했던 한화 팬들도 성적 추락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결국 한화는 감독과 대표이사가 자진 사퇴하면서 다시 '리빌딩' 원점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에 앞서 같은 대전 연고지 프로팀인 대전하나티시즌도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2020년 12월부터 약 4년간 팀을 이끌었던 이민성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스스로 물러난 것. 당시 13경기에서 2승 5무 6패(승점 11)에 그치며 최하위로 떨어진 여파가 자진 사퇴로 이어졌다. 대전하나시티즌 역시 시즌 초 기대가 상당했다. 올 시즌 이순민을 비롯해 김승대, 홍정운 등 굵직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개막전에서도 '우승 후보'였던 전북 현대와 1-1로 비기며 새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고, 대전하나시티즌 역시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감독이 스스로 물러났다. 윤승재 기자 2024.05.2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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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왕조의 상징 '약속의 8회' 되찾은 삼성, 엘도라도 울리니 뒷심도 살아났다

'약속의 8회'는 과거 삼성 라이온즈의 왕조를 상징하는 표현이었다. 통합 4연패(2011~2014년) 왕조를 구축한 삼성이 8회 역전승을 많이 거두면서 이런 수식어가 붙었다. 7년 만에 부활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삼성의 응원가 '엘도라도'도 약속의 8회와 연관이 깊다. 8회 엘도라도가 울려 퍼지면 역전하는 승리의 응원가였다. 그만큼 '약속의 8회'는 삼성에 익숙한 단어였다. 최근 삼성이 그 명성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 강해진 뒷심을 바탕으로 왕조의 향수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삼성은 20일 기준으로 KIA 타이거즈와 함께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역전승(15회)을 기록했다. 특히 8회에는 타율 0.324에 41타점을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작성했다. 7~9회로 범위를 넓혀도 압도적이다. 해당 이닝 동안 삼성은 팀 타율 0.300에 97타점을 기록했다. 타율과 타점 모두 리그 1위. 삼성이 리그에서 7~9회 타격 성적이 가장 좋았던 시즌은 타율 0.300에 276타점을 기록했던 2015년이 마지막이었다. 삼성은 2013년(타율 0.289, 206타점)과 2014년(타율 0.303, 243타점)에도 7~9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왕조의 마지막 시즌인 2015년을 끝으로 삼성에 '약속의 8회'는 멀어져갔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후에야 다시 위용을 찾았다. 구자욱이 8회 타율 0.429, 6타점으로 위용을 떨치고 있고,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0.389) 김지찬(0.333) 김영웅(0.318) 등의 활약도 빼어나다. 삼성은 어떻게 '약속의 8회'를 되찾았을까. 탄탄해진 불펜진이 원동력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필승조 투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불펜을 강화했다. 임창민-김재윤-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뿐만 아니라 김태훈, 최하늘, 이승현, 최성훈으로 구성된 막강 불펜을 구축했다. 지난 시즌 최다 역전패(38회) 팀이 최소 역전패(5회) 팀으로 탈바꿈했다. 마운드가 안정되자 타선도 역전의 희망을 품으면서 끈질긴 경기를 이어가는 것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불펜이 강해지면서 선수들 사이에서 뒤집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헌곤과 이성규 등 그동안 부진했던 선수들이 결연한 의지를 갖고 대타로 나서는 것도 막판 뒷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박진만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올 시즌 경기장에서 '엘도라도'가 80회 이상 울리게 하겠다"라고 다짐한 바 있다. 올해 80승 이상을 거둬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는 의미였다. 목표했던 승수를 채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엘도라도'는 꾸준히 들리고 있다. '약속의 8회'와 함께 '삼성 왕조' 부활할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대구=윤승재 기자 2024.05.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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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이 4~5㎞/h 정도 줄었다" 원상현의 휴식과 감독의 고민 [IS 수원]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신인 투수 원상현(20)의 휴식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이강철 KT 감독은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앞서 "(원상현의 선발 등판을) 한 턴 빼줘야 할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상현은 전날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실점 쾌투했다. 선발 3연패 사슬을 끊어내며 5월 첫 승이자 시즌 2승(4패)째를 챙겼다. 다만 투구 수가 79개로 한 이닝 정도 더 맡길 수 있었지만 바로 교체했다.이강철 감독은 "(한 이닝을 더 맡기는걸) 생각은 했다"며 고민의 흔적을 내비쳤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뜻을 접었다. 가장 큰 건 체력이다. 이 감독은 "(원상현이) 10경기째 나갔는데 구속이 4~5㎞/h 정도 줄었다. 이전에는 경기 나가면 초반엔 149~50㎞/h가 나왔는데 요즘은 143~44㎞/h밖에 안 나온다"며 "몸(체중)도 많이 빠졌다. 어제 한 이닝 더 가면 좋은데 좋을 때 빨리 빼주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산고를 졸업한 원상현은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 투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져 선발 기회를 잡았다. 성적(10경기, 평균자책점 7.30)이 안정적이지 않지만, 큰 이탈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작지 않은 힘이다. KT는 현재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비롯헤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 사이드암스로 엄상백 등이 크고 작은 부상 탓에 1군 제외돼 있다.그런데 등판이 잦아지면서 이닝도 늘고 있다. 원상현은 24일 기준으로 40과 3분의 2이닝. 762구를 투구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닝은 40이닝밖에 안 되는데 계속 로테이션을 안 쉬고 나갔다. 힘들 수밖에 없다"며 상황에 따라 로테이션을 걸러줄 계획임을 전했다. 일단 25일 엄상백의 복귀(키움전)가 예정돼 있어 숨통이 트일 예정. 6월 초 벤자민까지 돌아오면 원상현의 휴식이 가능할 전망이다.수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2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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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한 영어로 흥분한 코너 토닥토닥, '공부 또 공부' 진화하는 이병헌 [IS 인터뷰]

볼넷에 이어 초구 볼. 외국인 투수가 마운드를 거칠게 밟으며 흥분하자, 포수가 타임을 외치고 마운드를 향했다. 통역도 함께 마운드로 뛰어 나갔다. 흥분한 투수를 다독이기 위한 포수의 마운드 방문. 하지만 통역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3~4초 가량 포수만 짧게 이야기했고, 투수의 등을 톡톡 두들기며 다독인 포수는 곧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투수는 바로 안정을 찾았다. 흥분을 가라앉힌 코너 시볼드는 이후 강타자 강백호와 장성우를 땅볼과 삼진으로 돌려 세웠고, 천성호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지만 박병호를 삼진 처리하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위기를 넘긴 삼성은 3-1로 승리하며 연패에서 탈출, 코너는 시즌 4승(3패)을 챙겼다. 대구 홈에서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감격도 맛봤다. 무슨 이야기를 했던 걸까. 경기 후 만난 포수 이병헌은 "밖에서 봤을 땐 내가 잘 다독인 것 같지만, 사실 별 말 안했다. 잘 던지고 있다고 이대로만 하자고 했을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수에겐 큰 힘이 됐다. 코너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볼넷을 내줘 조금 흔들렸다. 이병헌이 올라와서 괜찮다고 잘 던지고 있다고 다독여줘서 마인드 컨트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고마워했다. 더 나아가 코너는 "이병헌은 정말 좋은 포수다. 나와도 잘 통하고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게 즐겁다"라며 그를 칭찬했다. 이병헌에게 이런 일은 이제 익숙하다. 외국인 투수들과 호흡을 많이 맞춰봐서다. 이병헌은 지난해부터 유독 외국인 투수들과 호흡을 많이 맞췄다. 올해 코너(21⅓이닝), 대니 레예스(12⅔이닝)와 호흡을 맞추고 있고, 지난해엔 알버트 수아레즈의 부진 탈출을 이끌기도 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병헌이 외국인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준다. 선수들이 원하는 공을 던질 수 있게 잘 리드하면서도 상대 타자 분석을 잘 하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잘 운영하고 있다"며 그를 칭찬했다. 흔들리면 흥분하는 외국인 선수들을 다독이는 것도 곧잘 해낸다. 과거 데이비드 뷰캐넌의 통역을 맡았고 지금은 코너를 담당하고 있는 이철희 통역 매니저는 이병헌이 별다른 말 없이도 외국인 선수들을 토닥이는 방법을 잘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잘하고 있어"라는 격려의 말부터 "코치님이 그냥 올라가 보래서 올라온 거야", "이따 끝나고 뭐 먹을래?"라는 평범한 말들로 흥분한 선수들의 마음을 잘 가라앉힌다고. 이런 말들은 사실 원어로 이야기 해야 감정이 잘 전달된다. 이병헌은 이 점을 잘 캐치해 응용하고 있다. 이병헌은 평소에도 외국인 선수들과 잘 어울린다. 외국인 선수들과 김성윤이 있는 단톡방이 따로 있을 정도다. 2군 시절 틈틈이 영어 공부를 한 효과를 보고 있다. 이철희 매니저도 "(이)병헌이가 영어를 잘한다. 저(통역) 없이도 의사소통은 다 할 수 있을 정도다. 마운드에서도 야구적인 이야기는 내가 통역을 하지만, 그외의 이야기는 병헌이가 영어로 다 표현한다"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그저 "상황과 운이 잘 따라줘서 이렇게 기회를 받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뒤엔 그 나름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공부하는 포수'로 잘 알려진 그는 매일 자기의 타격 영상을 돌려보고 상대 타자를 분석하면서 메모하는 습관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의 올 시즌 도루 저지 능력은 무려 37.5%(16번 시도 6번 저지)로, 100이닝 이상 소화한 KBO리그 포수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 또한 이정식 배터리 코치와 피나는 노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이병헌은 이런 노력들을 "누구나 다 해야 하는 거잖아요"라면서 특별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 그저 제 할 일을 충실히 할 뿐입니다. 더 발전해야 하는 선수고, 투수들이 믿고 편하게 던질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라면서 각오를 다졌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05.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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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초구 스트라이크 85.7%’ 우리가 알던 '대전왕자' 문동주가 돌아왔다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돌아왔다.문동주는 지난 21일 대전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2승을 수확했다. 올 시즌 첫 무실점 경기였다.비결은 제구력이었다. 그가 지난달 평균자책점 8.78을 기록하고 2군을 내려갔을 때도 구속이 아닌 제구 문제였다. 21일은 달랐다. 그가 던진 66구가 모두 완벽했던 건 아니지만, 초구만큼은 확실하게 잡고 갔다. 총 14타석을 상대한 가운데 초구가 12번(85.7%)에 달했다. 이날 최고 157㎞/h를 기록한 문동주에게 카운트를 선점당하면 타자는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질 낮은' 스트라이크도 아니었다. 문동주는 초구만큼은 철저히 스트라이크존 경계선 근처로 제구했다. 높낮이 구분이 확실하니 LG 타자들도 쉽사리 공략할 수 없었다. 부진하던 시기 말을 듣지 않던 커브(20일 이전 피안타율 0.385)도 이날은 완벽하게 통했다.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질 않으니 타자들이 좀처럼 직구와 타이밍이 다른 커브에 대응하지 못했다. 23일에 걸친 조정 결과였기에 뜻깊었다. 문동주는 지난달 28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10피안타(3피홈런) 9실점을 기록한 뒤 이튿날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서 바로 공을 잡지 않았다. 선수와 구단 모두 투구를 바로 재개하기에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다며 시간을 늦췄다.문동주는 지난 14일에야 처음으로 1이닝을 소화했다. 당초 18~19일 정도에 2군에서 추가 등판을 소화하려 했으나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으로 1군 복귀 일정을 당겼다. 계획보다 빠른 복귀였는데도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문동주는 경기 후 "(복귀전이라) 긴장됐지만 긴장 안 한 척하려고 노력했다. 긴장감 덕에 좋은 피칭을 했다. 운이 잘 따른 경기라 생각한다. 아직 컨디션이 더 올라와야 한다"고 돌아봤다.2군 생활을 돌아본 문동주는 "캐치볼 30분은 기본이었다. 캐치볼 후 혼자 볼 박스를 갖다 놓고 혼자 네트 스로우도 하고 섀도 스로우도 했다. 혼자 소리도 질러보고, 공도 땅바닥에 던져봤다. 초등학교 때 배웠던 것까지 다 끄집어내며 멘털을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부활은 혼자 이룬 게 아니었다. 한화 퓨처스팀이 그를 살리기 위해 전력으로 애쓴 결과였다. 문동주는 "퓨처스 이대진 감독님, 박정진 코치님, 마일영 코치님, 정우람 코치님께서 많이 신경 써주셨다. 감사하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오늘 피칭은 꿈도 꿀 수 없었다"며 "2군에서 아주 힘들었는데, 멘털이나 투구 등 모든 부분에서 잘 돌봐주셨다. 선배님들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23일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준비 잘하고 올라와 다행인 것 같다"고 했다.한화는 류현진을 제외하면 선발진에 열아홉 살 황준서와 조동욱이 전부였다. 문동주가 2선발을 맡아야 할 상황. 그는 "내가 없는 사이 준서와 동욱이가 너무 잘 던져줘 고맙다. 맛있는 것 많이 사주겠다"고 웃으면서 "그동안 현진 선배님만 로테이션을 돌았다. 내가 옆에서 힘이 될 수 있도록 (남은 시즌도 내가) 잘 이겨낼 거라 믿는다. 지금까지 잘 이겨 내왔다. 앞으로도 어렵겠지만 분명 잘 이겨낼 거라 믿는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2024.05.2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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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심 말아라, 144경기 중 1패다" 괴물은 무너지지 않았다

"팀이 질 때 선수들이 신경을 너무 많이 쓴다. 하지만 우리는 144경기를 해야 한다. 1패일 뿐이다."12년이 지나도 한화 이글스를 위기에서 건지는 건 류현진(37)의 몫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3승, KBO리그 통산 101승을 수확했다. 주간 1무 4패를 기록하던 한화는 류현진의 호투와 함께 12득점을 몰아쳐 연패를 끊어냈다.연패 기간 침체한 분위기를 바꿨기에 의미가 컸다. 한화는 1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류현진의 호투에도 필승조가 무너져 무승부에 그쳤다. 15일엔 20안타를 맞고 16점을 내줬다. 16일은 9회 동점 기회 때 상대 호수비(권희동)로 석패를 당했다.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9회 2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18일엔 9회 말 끝내기 홈런을 허용했다.수많은 승리만큼, 어쩌면 그보다 많은 패배를 겪었을 류현진은 후배들을 독려했다. 그는 구단 인터뷰를 통해 "연패를 끊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에 야수들 공격력이 살아나는 분위기라 앞으로가 기대된다. 오늘처럼 하면 어느 팀이든 다 이길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자신감 있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연패는 끊었지만 한화는 여전히 위기에 놓였다. 팀 순위는 9위(승률 0.378)까지 떨어졌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동시에 이탈하면서 류현진을 제외하면 1~3년 차 투수들로만 선발진이 채워졌다.류현진은 좌절하지 않았다. 그리고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당부했다. 그는 "팀이 지면 선수들이 신경을 너무 많이 쓰면서 경기 하는 것 같다"며 "(한 시즌) 144경기를 해야 한다. 연패가 있을 수도 있고, 연승이 있을 수도 있다. 야구는 1-0으로 지든 12-0으로 지든 똑같은 1패"라고 했다.류현진은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 팀이 지면 너무 상심하는 것 같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경기 결과에 너무 몰입하면 정신적으로도 힘들고 몸도 힘들 거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패배 후 회복탄력성을 가지라면 류현진의 호투도 절실하다.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83(17위)으로 여전히 높다. 개막 후 두 달간 승리도 단 3개에 불과하다. 다행히 지난주 2경기 결과가 희망적이다. 14일 등판에서는 무려 110구를 던지면서 구위를 유지했다. 마지막 공이 149㎞/h를 찍었다. 이후 나흘만 쉰 후 마운드에 다시 올랐으나, 무실점을 기록했다. 19일 경기에서도 최고 149㎞/h를 찍었다. 체력 우려를 씻은 2경기였다. 류현진은 "미국에서도 항상 4일 쉬고 5일째 던져왔다. 거기에 적응돼 있어 무리 없이 던진 것 같다"며 자신의 건재를 확인시켰다.오는 주말 인천 SSG 랜더스전에 출격할 예정인 류현진은 "매번 위닝 시리즈(3경기에서 2승 이상 기록) 할 수 있도록 내가 선수들을 준비시키겠다"고 웃으며 "등판 경기에서도 선발 투수 역할 하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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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냉탕] 잘 친 다음 나가서 죽고, 뛰다 죽고...'산만한' 그라운드, 만원 관중 식혔다

12회 말 연장 승부. 154㎞/h를 던지는 영건 파이어볼러. 외국인 에이스의 호투. 극적인 동점 홈런. 불펜 투수들의 무실점 계투까지.19일 잠실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의 맞대결은 얼핏 보면 명승부처럼 보였다. 양 팀 모두 3득점으로 적당히 점수를 뽑았다. 부상에서 돌아온 영건 투수가 광속구를 되찾았다. 외국인 에이스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남겼다. '천적'이었던 상대 에이스에게 동점 투런 홈런도 뽑았다. 드라마가 만들어진 경기 후반 양 팀 불펜 투수들이 패배를 내주지 않기 위해 전력으로 던졌다.하지만 뜯어보면 명승부보다는 졸전에 가까웠다. 연장이 벌어진 상황부터 문제였다. 두산 선발 브랜든 와델은 이날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으나 자책점은 한 점에 불과했다.그는 5회 2루수 실책 후 적시타를 맞는 바람에 한 점을 줬다. 7회엔 유격수 땅볼로 시작했어야 할 이닝이 포구 실책 탓에 투런 홈런 허용까지 이어졌다. 실책으로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면 7이닝 무실점 이상의 호투도 기대해볼 법 했다. 정규이닝 아쉬움을 남긴 게 두산 수비진이었다면, 연장 승부에선 롯데의 집중력이 더 떨어졌다. 불펜 호투 끝에 연장 승부를 펼친 롯데는 정규이닝과 달리 10회부터 12회까지 매 이닝 득점 기회를 얻었다. 10회 초 롯데는 선두 타자 신윤후가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그가 홈에 들어오면 흐름은 급격하게 롯데를 향할 일이었다.그런데 후속 타자 유강남이 번트를 대주지 못했다. 그가 번트를 댄 공이 떴고, 두산 포수 김기연이 재빨리 이를 포구했다. 끝이 아니었다. '당연히' 번트가 성공할 거로 믿은 신윤후는 2루로 달리려다 멈칫 했다. 이미 늦었다. 김기연이 1루로 바로 던진 송구가 신윤후보다 먼저 도착해 그를 잡아냈다. 롯데는 후속 타자 노진혁이 2루타를 때렸으나 소용 없었다. 유강남의 번트가 성공했다면 무난히 적시타가 될 일이었다. 답답한 공격은 11회에도 이어졌다. 롯데는 11회 초 윤동희가 사구로 나갔고 고승민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이번엔 번트에 성공했다. 강성우가 두 주자를 진루시켰고 남은 건 뜬공 하나면 충분했다. 하지만 김민성이 친 파울 플라이가 멀리 가지 못하고 1루수에게 잡혔고, 나승엽마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 다시 무득점이 이어졌다.12회에도 끝내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롯데는 1사 후 유강남이 안타로 다시 포문을 열었고 박승욱의 사구까지 나와 득점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2사 후 드디어 윤동희가 안타를 쳤다. 중견수 왼쪽에 떨어지는, 비거리가 짧진 않은 타구였다. 롯데는 2루 주자 유강남에게 홈 쇄도를 지시했다.하지만 유강남의 느린 주력도, 정수빈의 강한 어깨도 생각하지 않은 판단이었다. 유강남이 전력으로 홈을 향해 달렸다. 하지만 정수빈의 송구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김기연의 미트 속으로 들어갔고, 결국 유강남을 잡아냈다. 비디오 판독까지 진행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두산 역시 자멸하긴 마찬가지였다. 두산은 12회 말 선두 타자 헨리 라모스가 볼넷을 얻어 나갔다. 그를 부르기만 하면 됐으나 소용 없었다. 후속 타자 김기연의 파울 플라이를 롯데 김민성이 빠르게 잡아내 처리했고, 이유찬 타석 때는 라모스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허무하게 아웃을 더했다. 이유찬이 안타를 쳤으나 이미 늦은 후였다. 마지막마저 같았다. 이유찬 본인 역시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포수 유강남의 어깨를 이기지 못하고 잡혔다.두산이 두 차례 실책을 범하지 않았다면 연장까지 갈 경기가 아니었다. 롯데가 3이닝 중 한 번의 득점 기회만 잡았어도 이길 경기였다. 두산이 12회 말 자멸하지 않았다면 최소한 끝내기 승리를 가져갈 날이었다.하지만 그 어떤 것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올 시즌 뜨거운 야구 열기를 증명하듯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팬들은 12회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선수들을 응원했다. 하지만 매 이닝을 마무리하며 팬들이 받은 건 환호가 아닌 실망에 가까웠다. 두 팀이 모두 승부처마다 자멸한 탓이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19 18:42
프로야구

"감독님 죄송합니다"...SSG 엘리아스, 옆구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 제외 [IS 고척]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36)가 왼쪽 옆구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SSG는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엘리아스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대신 투수 김주온을 등록했다. 징후가 있었다. 엘리아스는 전날(18일)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경기 전 워밍업 중 왼쪽 옆구리에 통증을 호소했다. 이숭용 감독과 배영수 코치는 논의 끝에 이기순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이 경기에서 이기순이 3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오프너 임무 이상을 해냈고, 불펜 투수들까지 호투하며 3-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결국 외국인 투수 이탈은 막을 수 없었다. 이숭용 감독은 "엘리아스가 어제 경기가 끝나고 '죄송합니다'라고 하더라. 이전에도 손톱 문제가 있었고, 이번에도 잘 던져야 할 타이밍에 이렇게 됐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일단 몸 관리부터 잘 하길 주문했다. 조금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때라는 속내도 전해다. 엘리아스는 최초 2번은 엔트리에서 빠질 전망이다. 에이스 김광현에게 한 차례 휴식을 주려고 했던 계획도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숭용 감독은 "일단 다음 화요일에는 이건우가 선발로 나선다. 그 다음 선발 투수, 김광현의 휴식은 심사숙고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선발진에서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사령탑은 전화위복으로 삼을 생각이다. 이숭용 감독은 "기회를 주고 있는 다른 투수들이 잘 던져주고 있어서 감독으로서 뿌듯하다. 기회가 왔을 때 독하게 해서 잡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19 14:13
프로야구

"3주 쉴게요" KT도 피할 수 없었던 '외국인 부상 리스크'

'3주 후에 뵙겠습니다.'KT 위즈 선발진에 비상이 걸렸다. 외국인 선발 벤자민이 부상에 이어 휴식을 자청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것이다. 벤자민은 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2회 투구 도중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조기 강판된 바 있다. 병원 검진을 받은 벤자민은 '이상 없음' 소견을 받았지만, 여전히 통증이 남아 있다며 구단에 휴식을 자청했다. '외국인 부상 리스크'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최근 KBO리그는 외국인 선수의 '부상으로 인한 자발적 휴식 요청'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병원 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는 소견에도 이를 믿지 못하고 미국 등 현지에 있는 주치의를 찾아가거나 휴식을 자청하며 장시간 전력에서 이탈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애덤 플럿코가 부상 의심으로 미국에 건너가 후반기를 거의 통째로 쉰 사례가 있다. 올해엔 두산의 라울 알칸타라가 오른쪽 팔꿈치 부상 의심으로 미국서 주치의를 만나고 왔다. 알칸타라는 한국 병원과 같은 진단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두산은 1선발 없이 한 달 가까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휴식을 자청한 벤자민도 비슷한 의심을 받았다. 하지만 KT 구단 관계자는 "워낙 성실한 선수고 오히려 그동안 투혼을 발휘했던 선수다. 꾀병이란 의심은 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구단 관계자는 "벤자민이 3주 휴식을 자청했지만, 일주일만 쉬고 2주차에 몸을 만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3주보다 더 빨리 합류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벤자민의 이탈로 KT 선발진이 위기를 맞은 것은 사실이다. 이미 KT는 고영표(오른 팔꿈치 통증)와 소형준(오른 팔꿈치 수술)이 부상으로 이탈해 선발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여기에 엄상백까지 열흘 휴식을 자청하면서 무려 4명의 베스트 멤버가 빠지는 악재를 맞았다. KT는 최근 수 년간 탄탄한 선발진을 앞세워 4년 연속 가을야구 올랐지만 올해는 투수들의 줄부상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5.76으로 리그 9위. 주축 투수 2명이 추가로 이탈하면서 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4.05.1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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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점수 차에서 끊어 막기+클로저 조기 투입...필승 의지 드러낸 김태형 감독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팀 최다 연승을 거뒀다. '사령탑' 김태형(57)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필승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6-1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차리 반즈가 7과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역대 롯데 외국인 투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13개)을 세웠다. 타선은 '괴물 투수' 류현진을 상대로 1회부터 선취점을 뽑았고, 5회는 안타 5개를 치며 4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롯데는 12승 1무 22패를 기록, 9위 한화와의 승차를 1경기로 줄였다. 최근 4경기 모두 투·타 조화가 돋보였다. 여기에 8일 한화전은 벤치 개입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태형 감독은 상대를 압도하고 있는 분위기, 비교적 넉넉한 점수 차에서도 '벌떼 야구'를 실현했다. 롯데는 5-0, 5점 앞선 채 8회 초 수비를 맞이했다. 7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보여준 반즈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연속 안타와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줬다. 스코어 5-1. 김태형 감독은 이 상황에서 셋업맨 최준용을 올렸다. 그가 대타 황영묵을 상대로 볼넷을 내주자, 후속 좌타자 최인호의 타석에서 바로 좌완 임준섭을 마운드에 올렸다. 임준섭이 최인호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지만, 그사이 주자 2명이 진루해 2·3루를 채웠다. 김태형 감독은 이어진 상황에서 클로저 김원중을 투입했다. 그가 한화 강타자 안치홍을 3루 땅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이 8회를 마무리했다. 김원중은 9회도 실점을 막았다. 지난 5일 열릴 예정이었던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7일 한화전이 모두 비로 순연됐다. 불펜 투수들의 팔이 충전된 상태였다. 이 점을 고려해도 아웃카운트 2개를 투수 3명이 끊어 막은 건 일반적이지 않다. 이전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상황.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최다 연승을 위해 승리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김태형 감독은 3일 삼성전 8-7, 추격을 허용한 상황에서 직접 마운드에 올라 투수 김원중과 포수 손성빈과 얘기를 나눴다. 팀이 최하위까지 떨어진 상황. 감독의 움직임은 선수단에게 꽤 강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4연승을 거둔 8일 한화전도 그랬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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